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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므리바 물

(민15-20장)

지팡이를 가지고 네 형 아론과 함께 회중을 모으고 그들의 목전에서 너희는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라 하라 네가 그 반석이 물을 내게 하여 회중과 그들의 짐승에게 마시게 할지니라 (민 20:8)
모세가 그의 손을 들어 그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치니 물이 많이 솟아나오므로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시니라 (민 20:11)



고라 자손과 그를 따르는 무리가 모세를 반역하여 땅에 산 채로 삼켜지고 여호와의 불이 250명을 불살랐던 사건이 있었는데(16:32-35) 이런 크나큰 일을 겪고도 여전히 이스라엘 자손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신 광야에 이르러서는 물이 없다고 다시 투덜대고 불평하며 모세와 다투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은 그래도 백성들의 고충을 살피시고 물을 내어주기 위해 모세와 아론에게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모세는 그의 손을 들어 그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쳐서 물을 내도록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너희가 나를 믿지 못하고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못해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지 못한다(20:12)는 말씀을 하십니다.

처음에 이 부분을 읽을 때에는 ‘모세가 뭘 잘못한 거지?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든, 반석을 두 번 쳐서 물을 내든, 어쨌든 필요한 건 물이니까 물만 잘 나오면 되는 거 아닌가?’ 하며 하나님이 노하시는 것에 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말씀하신 이유를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라고 이유를 말씀하셨는데, 모세가 저 반석을 두 번 칠 때의 마음 속 깊은 숨은 의도까지 하나님이 꿰뚫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에이, 힘들게 인도하고 양육하고 돌보고 하는데도 늘 불평만 하는 저 놈의 백성들, 하나님이 물을 내주시든지 말든지 난 잘 모르겠고, 그냥 열 받는데 냅다 반석이나 쳐버려야지.” 하는 심정이 아니였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는 모세의 마음에 잠깐이나마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인내의 한계가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모세의 숨은 분노로 인해 표출된 반석을 두 번 치는 행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결국 다 하실 것이고 하나님이 결국 다 책임지실 것이라는 믿음을 그가 끝까지 붙들지 못한 실수를 지적하시고, 아울러, 영적인 리더로서 회중 앞에서 믿음없는 행위를 보인 것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임을 지적하시는 것 같습니다. 또한 물이 나왔다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신 명령을 온전함으로 행하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임을 알려주시는 것도 같습니다.

가끔은 저도 믿음 생활 중에 답답하게 하고 힘들게 하는 교인들이나 지체들을 보면 욱 하고 올라올 때가 있었습니다. ‘신앙 생활을 나보다 오래 하신 분이 왜 저렇게 행동하지, 왜 저렇게 말하지’ 하면서 점점 열 받는 심정이 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계속 소망을 갖고 기도하라고 하시지만, 기도해주기도 싫은 마음이 생겨나서 삐뚤어진 중보자가 되었던 제 마음을 하나님은 다 보고 계셨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믿음과 거룩함을 나타내지 못했던 나의 연약함을 회개하며, 하나님이 예비하신 축복의 땅을 소망하는 거룩한 예배자, 중보기도자로 살도록 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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