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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슬로브핫 딸들

(민26-31장)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 너는 반드시 그들의 아버지의 형제 중에서 그들에게 기업을 주어 받게 하되 그들의 아버지의 기업을 그들에게 돌릴지니라 (민 27:7)


성경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요셉의 아들 므낫세의 자손인 슬로브핫의 딸들 말라와 노아와 호글라와 밀가와 디르사(27:1)는 아버지가 아들이 없어 기업을 상속받지 못하게 되는 것의 불합리함을 논리적으로 모세에게 문제 제기 하여 재고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슬로브핫의 딸들이 그 기업의 상속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하시고 심지어 이 일로 말미암아 새로운 상속에 대한 규례까지(27:11) 정하십니다. 관습이나 상식에 치우쳐 판단하지 않으시는 정의와 공평의 하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담대히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아버지 슬로브핫이 큰 반역을 저질러 목숨을 잃은 고라 자손의 무리에 함께 하지 않고(27:3) 그 죄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반역하는 죄에서는 결백했음을 강조하여 모세가 하나님께 이 문제를 아뢰도록 만들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단지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이름이 그의 종족 중에서 삭제되는 것(27:4)에 대한 안타까움과 억울함을 강조하여 아비의 이름으로 기업을 이어가는 것이 이스라엘 자손의 이름이 대대손손 지켜져야함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는 슬로브핫 딸들의 하나님의 기업을 상속받고자 하는 열망과 간절함을 높이 사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기업을 사모하는 자에게는 관습을 깨고 규율을 새로 제정해서라도 길을 열어 주시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구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를 상속받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특별히 구하지도 사모하지 않았던 제 자신을 회개하며 이제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 하나님의 나라, 그 기업을 사모함으로 나아가도록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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