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32-36장)
너희를 위하여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하여 부지중에 살인한 자가 그리로 피하게 하라 (민 35:11)
오늘 주신 말씀 중에는 도피성에 대한 말씀이 와 닿았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살인 죄는 십계명에도 나와있을 정도로 굉장히 엄중히 다루시는 죄일텐데 하나님께서 도피성이라는 피할 곳을 주신 것에 조금 의아했습니다. 살인자에게 너무 자비로우신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부지중에 죽였더라도 사람을 죽인 결과는 마찬가지이므로 바로 죄값을 받으라고 하실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으신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도피성으로는 6 성읍을 정하여 요단 이쪽에 3 성읍, 가나안 땅에 3 성읍을 두어 이스라엘 자손과 타국인과 이스라엘 중에 거류하는 자의 도피성이 되게 하셔서(35:14-15) 어떤 사람이든지 누락됨이 없이 도피성으로 피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도록 해놓으셨습니다. 악의가 없이 죽인 자에 대해서는 피를 보복하는 자의 손에서 살인자를 건져내어 그가 피하였던 도피성으로 돌려보내고 대제사장이 죽기까지 거기서 거주하도록(35:25) 말씀하셨습니다. 악의가 없이 부지중에 저지른 것이기에 그 보복으로 그가 또 죽임을 당하게 되면 그 억울한 가족 중에 하나가 또 다시 그 상대방을 복수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생명을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은 무고한 피를 계속 흘리게 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대신, 대제사장이 죽기까지는 꼭 도피성에 머무르게 하시고, 대제사장이 죽은 후에나 자기 소유의 땅으로 돌아갈 수 있게(35:28) 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도 말씀하시는데, 그가 거주하는 땅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피 흘림을 받은 땅은 그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35:33) 만약에 그가 도피성에 있지 않고 자기 땅에 돌아가고자 한다면 그는 거기서 피 흘림으로 속죄를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대제사장이 죽은 후에는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회중의 죄를 대신하여 제사를 드리는 대제사장이 죽음으로 그 살인자의 피를 대신하여 속죄하게 됨이 아닐까요? 그러기에 그 때에는 도피성에 있던 살인자라도 자기의 땅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겠지요?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다시 한번 예수님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부지중에 말과 생각으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의 죄를 짓고 살아가는지…그런데 우리가 바로 심판받지 않고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예수님이 우리의 도피성이 되셔서 복수하는 자의 칼날을 피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심판으로부터 유예시키시고, 또 대제사장으로 우리의 죄를 대신하시여 피 흘리심으로 속죄의 댓가를 다 치르셨기에 하나님이 주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도피성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피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히 주시는 구원의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감사드립니다. 사람을 죽이는 죄에서 떠나 이제는 사람을 살리는 하늘의 일에 동참하며 나아갈 수 있기길 기도합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