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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빈 그릇

(왕상22-왕하4장)

그릇에 다 찬지라 여인이 아들에게 이르되 또 그릇을 내게로 가져오라 하니 아들이 이르되 다른 그릇이 없나이다 하니 기름이 곧 그쳤더라 (왕하 4:6)


엘리야의 제자인 엘리사는 엘리야와 비슷한 기적들을 행하는데, 선지자의 제자들 중 한 명이 죽고 그의 아내인 과부가 빚으로 인해 두 아이가 종으로 팔려가게 생겼다며 엘리사에게 간청합니다. 엘리사가 과부에게 이르기를 이웃에게 빈 그릇을 빌릴 수 있는 만큼 많이 빌리라고 합니다. 빌려 온 모든 빈 그릇에 기름을 부었더니 계속해서 부어지고 그릇마다 기름이 차게 됩니다. 아들에게 더 그릇을 가져오라 했으나 다른 그릇이 없나이다 하니 기름 또한 멈춥니다.

이 이야기는 엘리야의 사르밧 과부 이야기와 언뜻 비슷하게 들리지만, 다른 점은 빈 그릇을 이웃에게서 많이 빌려와야 된다는 점입니다. 기름 한 그릇 밖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남편을 잃은 불행한 과부와 그의 두 아들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릇을 빌리러 다니는 것도 굉장한 큰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엘리사가 무엇을 할지 모르지만 믿음으로 순종하여 할 수 있는 만큼 힘을 내어 이웃들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고 그릇을 빌려왔을 때, 그릇을 빌려주는 이웃을 통해 그래도 여전히 이 땅에 살 소망이 있고 돕는 손들이 있음을 알게 하신 것 같습니다.

그릇이 더 이상 없을 때 기름이 그쳤듯이 기적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기름으로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두 아들과 함께 생활해나갔을 과부의 삶에서 정말 필요했던 건 이웃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랑을 보여준 이웃을 보며 살아갈 소망을 붙들게 하는 것이 아니였나 생각됩니다. 내 주위에 나의 빈 그릇을 빌려줘야 할 과부와 같은 어려운 이웃이 있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힘든 이웃과 교회들, 선교지들이 있을 텐데 그 분들을 위해 내가 가진 빈 그릇과 사랑을 흘려 보내어 하나님이 은혜의 기름을 강수처럼 채우시도록, 그래서 그들이 살아갈 용기와 소망을 얻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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